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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랜만에 남기는 포스팅입니다!
블로그라는게 꾸준히 하는게 참 어려운 것 같네요 ㅋㅋ
그래도 한 번 되는데까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카셀이라는 크지 않은 도시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행사
‘도쿠멘타’가 종료 된지 어느 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도쿠멘타에서의 시간들을 간단하게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현대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한 사람으로
어떤 곳일까 걱정 반 기대 반 하며 갔었는데요
인상적이었던 두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Hans Eijkelboom (한스 아이켈붐) 의
‘De Drie Communisten’ (세 공산주의자) 라는 작품입니다.
작품을 딱 보자마자
어? 익숙한 사람이 있는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마르크스(Marx), 레닌(Lenin), 마오쩌둥(Mao) 입니다.
제가 주목했던 것은 가장 오른쪽에 있는 인물이었는데요
김일성 인줄 알았던 사람은 알고 보니 마오쩌둥 이었습니다 ^^;;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공산주의자들 초상화 밑에서
각각 다른 복장을 착용하고 찍은 사진입니다.
각각의 인물들이 살던 시대에 그들을 추종했던 사람들이 입었던
비슷한 옷 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저의 호기심은 이 작가는 왜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아이켈붐은 1949년 네덜란드의 아른헴(Arnhem)에서 태어난 인물로
유럽에서 ‘개념 사진’(Conceptual Photography)의 기초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 중 한 명 입니다.
개념 사진에 대해 간단하게 정의를 하자면
사진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작가 자신의 행위와 개념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방법은 사진가의 사고에 따라
동일한 사물이 다양하게 인식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아이켈붐은 초창기부터 자기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의 인물 사진을 주로 작업하였는데
Erving Goffman (어빙 고프만) 이라는 미국 심리학자의 문구
‘일상생활에서의 자아 표현’이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1960년대 후반 정체성 정치학의 거대 담론을 지나
1970년대 네덜란드의 행위 예술의 개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세 공산주의자’ 라는 작품에서 그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옷’ 이라는 것이 그 사람의 진실된 특징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르크스주의자와 같은 옷을 입는다고 해서
마르크스주의자 라고 할 수 없고
레닌주의자와 같은 옷을 입는다고 해서
레닌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렇듯 옷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그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관련된 사진들을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주로 했던 작업들은 뉴욕, 파리, 상하이 등지의 대도시에서
20년 넘게 길거리의 사람들을 촬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프로젝트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대도시의 쇼핑몰 근처 건널목에서
30분에서 몇 시간에 걸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찍습니다.
일반적으로 옷에 기반하나 특정 행동들에 주목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티셔츠 입은 사람들, 털모자 쓴 사람들,
베이지 색 코트를 입은 사람들, 팔짱 끼고 걷는 젊은 커플들,
머리에 젤 바른 남성 등등 많은 주제가 있습니다.
(출처: http://bintphotobooks.blogspot.de/2014/10/hans-eijkelbooms-anti-fashion-shots.html)
위의 사진처럼 목에 카메라를 걸고
주머니에 셔터를 넣고 촬영을 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촬영을 마치고 나면 스튜디오로 돌아가서
사진들을 분류하여 정리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일명 ‘사진 노트’를 만드는 것이지요.
(출처: http://workflow.arts.ac.uk/artefact/file/download.php?file=1165060&view=123980)
이런 사진들이 바로 결과물들입니다.
그렇다면 아이켈붐은 이런 사진들을 왜 촬영을 했을까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외형적인 모습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 구별 지으려고 하기에
외형이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자기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옷으로 볼 때) 항상 어떤 그룹의 일부에 속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각각의 개인은 특정한 사회적 지위에 묶이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그는 수 많은 사람들을 촬영했을 것입니다.
특별히 의류를 소재로 선택했던 이유는
자본주의를 정의하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엄청난 의류의 다양성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친숙하지 않았던 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 작가의 삶과 그의 생각을 알아 갈 수 있다는 것이
의외로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또 다른 작가 한 명을 더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